김재범의 신앙과 금메달
김재범이 드디어 금메달을 땄다. 매경기마다 기도하는 김재범. 특히 금메달을 따는 순간 메트에 무릎꿇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김재범의 모습을 보면서
큰 은혜를 받았다. 알고 보니 그의 몸상태는 의학적으로는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몸상태라고 한다. 그런 그가 앞도적인 실력으로 상대들을
제압하는 모습은 기적 그 자체였다. 나도 하나님의 은혜를 숱하게 체험하였지만 김재범도 그 하나님을 만나고 은혜를 많이 체험한 것이 확실하다.
오늘 그의 신앙에 대해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그의 신앙을 증명하는 글이 있어 스크렙을 해왔다.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이여 ! 당신이
의심하는 하나님은 확실히 존재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새로운 인생,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하나님이 살아계신
증거다. 당신도 그런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라. 그러면 성경의 말씀처럼 당신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 구하라. 구힐 것이요. 찾으라. 찾을 것이요. 문두두리라. 열릴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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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4년 전의 한, 풀겠다
김재범을 인터뷰하기가 왕기춘보다 더 힘들었다. 워낙 힘든 훈련을 소화하다보니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안 보였다. 기자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새벽 트랙 훈련을 마치고 나선 말을 할 기력도 없다며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극도로 예민해진 선수들을 찾아가 뭔가 얘기를 끄집어낸다는 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해 기자 앞에서 ‘신앙 고백’을 해왔다. 새벽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후 아침 식사하기 전에 김재범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김재범은 독실한 크리스찬답게 하루하루를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내는 생활을 지속하고 있었다. 온몸이 성한 데가 없을 정도로 부상이 심하고 얼마 전에는 왼손가락 인대가 끊어져 손가락이 굽혀지지도 않지만 그래도 그는 모든 훈련을 소화해냈고 텐리대 유도선수들과의 합동훈련에 빠지지 않았다. 텐리대 선수들은 김재범과 파트너가 되고 싶어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한 선수가 훈련을 마치고 빠지면 바로 다음 선수가 나타나 김재범에게 정중히 인사를 건넨다. 그들 사이에서도 김재범의 실력과 명성이 자자하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올림픽은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부상이 많아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모든 걸 내려놨고 신께 맡기기로 했다. 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어깨와 팔꿈치는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태릉선수촌 의무실에서도 내 왼팔이 움직이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더욱이 왼쪽 무릎까지 다쳐서 기술을 걸지도 못한다.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참고 훈련하는 것이다. 요즘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곱씹고 또 곱씹으며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훈련을 해야 하고 올림픽에 나가야 하고 메달을 따야 하는 것이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는 선수가 새벽 트랙 훈련 중 400미터를 10바퀴 이상씩 전력질주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김재범은 이러한 고통과 고난도 하나의 축복이라는 성경 구절을 끄집어낸다.“남들처럼 잘 안 돼서 진짜 열 받거나 화가 날 때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편이다. 주위에선 나의 이런 모습에 ‘쟤가 지금 할 마음이 있나?’ ‘혹시 올림픽을 포기한 거 아니야?’하고 걱정을 하시는데 내려놓음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김재범은 담담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다가 지난 4년간의 시간들을 추억해봤다. 진심을 담긴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매 순간마다 내가 누군지를 모를 때 사고도 쳐봤고 건방진 행동을 한 적도 있었다. 이상하게도 내가 건방져 있거나 우쭐대고 있으면 나한테 고난이 찾아온다. 그런데 그런 아픔을 통해 더 성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은 베이징올림픽 때 은메달을 따서 아쉽지 않느냐, 힘들지 않았느냐고 묻는데, 나한테는 그 결과가 최선이었다. 이길 수 있는 게임에서 진 게 아니었고 내가 그 자리에까지 올라간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때 내가 금메달을 땄더라면 난 망나니가 돼 있었을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주시려고 나한테 4년의 시간이 더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김재범. 이 모습을 런던에서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재범은 휴대폰에 하루 네 차례 알람을 맞춰뒀다. 기도하는 시간을 잊지 않으려고 알람을 설정해 놓은 것이다. 시간이 없을 때는 3초, 5초라도 잠깐 눈을 감고 감사 기도를 드린다고 말한다. “내가 이렇게 신앙적인 얘기를 하면 거의 기사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지금의 나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이 신앙이다. 기도로 마일리지를 쌓아가며 내 자신을 정화시키고 나에 대한 용서를 구하면서 런던으로 입성할 것이다.”
김재범한테 런던올림픽은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그는 자신한테 올림픽은 목표가 아닌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신앙인으로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즐기고 싶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 2012. 7. 13 네이버 뉴스 '매거진S' 이영미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