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나눔

월드비전 홍보대상 이광기씨 "사랑하는 아들 잃고, 세상 이웃 아픔에 눈떴습니다"

주님의 일꾼 2014. 7. 7. 16:01

 

 

 

이광기(사진)씨는 응급실에서 신종플루 약을 달라고 고함을 치는 아버지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왜 저러지 못했을까. 바보처럼 왜 가만히 있었을까.’

 

200911월 그는 일곱 살 아들을 신종플루로 잃었다. 장례식장을 지키다 탈진해 응급실에 누웠을 때, 자신의 아들 소식을 TV 등으로 접하고 비슷한 증세만 보여도 놀라 자녀들을 데리고 병원에 몰려온 부모들을 보았다. 그는 가슴을 쳤다. 장례식을 마치고 집에 들어서자 더 큰 슬픔이 몰려왔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슬쩍 뛰어내리면 속이 시원할 것만 같았다. 그때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님, 왜 이런 일을 허락하셨나요.’

 

원망이 쏟아져 나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나님과 대화를 나눴다. 목 놓아 통곡했다. 이씨는 지난 6일 인천 십정동 선린교회(권구현 목사)에서 이런 아픔 속에서 찾은 소망을 간증했다.

 

아들을 잃은 아픔 속에서 이 세상 이웃들의 아픔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몇 달 뒤 아이티에서 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당장 달려갈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이 이런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티에서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을 보듬었을 때, 아들의 체온을 느꼈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아들이 꿈속에 나타났다.

 

아빠, 이제 울지마. 대신 내 친구들을 웃을 수 있게 도와줘.”

 

월드비전 홍보대사가 된 이씨는 아이티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다양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 달에도 아이티의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바자회와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는 경기도 고양시 베델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선린교회는 이날 교회창립 45주년을 맞아 이씨를 초청해 간증집회를 열었다. 1969년 이 지역의 철거민들을 돌보기 위해 세워진 선린교회는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웃을 섬기며 성장해 왔다. 창립기념주일인 이날은 이씨를 주일예배 강단에 초청한 데 이어 북한교회를 다룬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단체 관람했다. 권구현 목사는 이웃을 섬기고 선교하는 데 더욱 앞장서는 교회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