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어제 일본 동경(東京)에서 한일 양국의 전권 대표 사이에는 양국 국교(國交) 정상화에 관한 제(諸)협정이 정식으로 조인되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우리나라의 가장 어렵고도 커다란 외교 숙제였으며, 또한 내가 총선거 때에 공약(公約)으로 내건 바 있는 이 문제가 마침내 해결을 본 데 즈음하여,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평소의 소신의 일단을 밝혀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얻고자 합니다. 한 민족, 한 나라가 그의 운명을 개척하고 전진해 나가려면, 무엇보다도 국제정세와 세계 조류(潮流)에 적응하는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국제정세를 도외시하고 세계대세에 역행하는 국가 판단이 우리에게 어떠한 불행을 가져오고야 말았는가는 바로 이조(李朝) 말엽에 우리 민족이 치른 뼈저린 경험이 실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