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와 축복

목회자 5%가 오해 불러… 침묵하는 95% 대변하고 싶다"

주님의 일꾼 2009. 7. 10. 09:17

목회자 5%가 오해 불러… 침묵하는 95% 대변하고 싶다"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는“한국 교회는 실상에 비해 과도하게 비판받고, 이미지도 왜곡된 면이 있다”며“지속적으로 사회와 소통해 한국 교회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한국교회를 향한 시대적 물음' 쓴 이억주 목사

"우리 교회 주류(主流)의 목소리라고 자부합니다. 목회자의 95%는 저와 생각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5% 때문에 논란도 생기고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도 왜곡되곤 하는데 대다수 목회자들의 생각이 어떤지 대변하고 싶었습니다."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가 《한국교회를 향한 시대적 물음》(도서출판 세줄)을 펴냈다. 이 목사는 국내 개신교계에서 좀 묘한(?) 위치이다. 그 자신이 의정부 예원교회를 담임하는 현장 목회자이면서 개신교를 공격하는 안티(Anti)세력에 맞서 교계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개신교계 내부에 대해서는 세상의 시각과 균형을 맞추도록 설득하고 소통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는 개신교 현안들에 대한 TV 토론회에도 여러 번 출연했다. 이번에 펴낸 책에도 이런 고민이 곳곳에 녹아 있다.

한국 개신교가 당면한 주요 과제들을 다룬 이 책에서 이 목사는 '합리적 중도(中道)'의 해법을 제시한다. 2001년 '주5일제' 시행을 앞두고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 현장의 혼란을 우려해서 '비(非)성경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는 "성경의 가르침에 비춰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주5일제'는 개신교 교세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교회 세습' 논란에 대해서는 ▲담임목회자의 자녀는 개척분립을 원칙으로 하고 ▲아들은 후임목회자 후보로 두지 않으며 ▲대형교회 목회에 대한 환상이나 고집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회노조(勞組)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교회가 사는 길은 교회노조를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가 아니라 교회가 개혁되느냐 안주하느냐에 달렸다"고 일침을 가한다.

이 목사는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안티 기독교 운동단체와 토론회를 가진 바 있다. 그는 안티 기독교운동에 대해서 "기독교를 박멸하려는 목표를 보이는 등 도를 넘었다"고 진단하면서도 "교회를 교회답게, 성직자를 성직자답게, 성도들을 새롭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작업일 수도 있다"며 이에 대응할 '인터넷 선교사'를 양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억주 목사가 이 책을 통해 진단하는 현재 한국 교회의 모습은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다면 교만이지만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는 "일제와 광복, 근대화를 거쳐 오늘의 한국이 있게 된 데는 기독교의 도덕적 가치와 정신이 밑거름이 됐고 그 가치와 정신을 지금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목사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 목회자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성직자는 입으로 전하는 복음을 삶으로 증거해야 합니다. 복음의 본질에 충실하면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왜 기독교가 꼭 필요한 종교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억주 목사는 명지대와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전공했고 칼빈대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미국 루이지애나 침례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한국교회언론회(당시는 한국교회언론위원회) 출범과 함께 대변인을 맡아 '장기집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