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나눔

건강한 신앙체험과 그릇된 신앙체험의 구별법(정병선 목사)

주님의 일꾼 2009. 10. 15. 08:59

기독교 신앙은 내적 확신이나 이론적 논리의 차원을 넘어서는 체험적 실재입니다.
하나님을 만남으로 삶의 전 지평이 새로워지고, 십자가에서 폭발한 그분의 사랑이 내 가슴에 절절하게 다가오는 체험과 통절한 죄인의식을 통해서만 신앙의 세계는 열립니다.

그런데 신앙체험이라는 것이 하도 신비해서 인간적인 종교체험과 구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진정한 신앙체험과 그릇된 신앙체험은 일면 비슷해 보입니다. 심지어 그릇된 신앙체험이 진정한 신앙체험보다 훨씬 강렬하고 극적이며 사로잡는 힘이 있기 때문에 영적인 깊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릇된 신앙체험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세심한 분별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의 훌륭한 기독교 저술가인 '존 포웰'은 진정한 신앙체험과 그릇된 신앙체험을 구별하는 3가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첫째 기준은 '시간'의 실험입니다. 그릇된 체험은 강열하고 극적일 수는 있지만 곧 사라지고 효과도 지속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참으로 그의 생명 속으로 들어간 것이라면 그는 결코 하나님을 만나기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로 영적인 기근에 빠질 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을 알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둘째 기준은 '현실'의 실험입니다. 그릇된 체험은 주변 현실로부터 고립시키는 경향으로 나타나지만 진정한 체험은 현실과의 보다 깊은 접촉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생활은 더욱 역동적이 되고 타인과 주변 세상을 더 예민하게 의식하게 됩니다.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되고 고통가운데 신음하는 인생 현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게 되는 변화가 나타나는 거지요.

셋째 기준은 '사랑'의 실험입니다. 자기만족과 유아독존의 의로움을 낳는 체험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체험은 반드시 사랑을 동반한다는 겁니다.

옳습니다. 중요한 지적입니다. 영적인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신앙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릇된 신앙체험에 불과한 것일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신앙은 내 삶 전체를 끌고 가는 힘이요 방향타입니다. 우리 인생은 신앙이라는 배를 타고 여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신앙의 배를 탔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가끔 신앙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 신앙이 과연 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정상적인 신앙의 삶을 살고 있는가?'를 따져 물어야 합니다. 자칫 소홀히 했다가는 엉뚱한 신앙체험의 구렁텅이에 빠져 소중한 삶을 망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만족적 신앙체험을 좇다가 그릇된 신앙체험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머리 속에서만 맴도는 이론적인 신앙도 문제지만 그릇된 체험에 사로잡혀 종교체험이라는 고립된 성에 갇혀 사는 신앙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진정한 신앙체험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얼마나 놀라운 은혜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