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께 드리는 글

돌아가신 아버지께 드리는 글

 

 

아버지 ! 그동안 하늘나라에서 안녕하셨는지요 ? 저와 저의 가족은 하나님의 은혜로 행복하게 잘 살아갑니다. 어머니도 비록 많은 나이로 몸이 불편하시기는 하지만 양평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계십니다. 그리고 형님들과 누님들 가정도 하나님의 은혜로 모두 평안합니다.

 

아버지께서 하늘나라에 가신지도 어언 25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아버지의 모습도 저의 기억속에서 가물가물해져 갑니다. 아버지 ! 제가 솔직히 아버지 많이 미워했습니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돌아오셔서 어머니를 때리고 우리 자식들을 새벽까지 괴롭혔을 때, 그리고 제가 세상사로 아프고 괴로울 때 위로는커녕 저의 잘못을 지적하며 나무라시는 아버지가 너무너무 미웠습니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미운 감정 때문에 마음 속으로 아버지를 얼마나 많이 욕했는지 모릅니다. 때로는 아버지가 마실 물을 떠오라 하시면 침을 뺏어 드릴 때도 있었고, 때로는 아버지가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 ! 사실 저는 어릴적 꿈이 없이 살았었습니다. 꿈이 있었다면 남들처럼 슬플 때 위로해 주시는 아버지,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주시는 아버지, 갈길 몰라 방황할 때 갈길을 알려주시는 아버지를 갖고 싶다는 꿈, 그것 한가지 였습니다. 다행히 작은 형이 아버지의 역할을 해주었기에 비뚤어지지 않고 나름 바른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제가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 회개할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환상으로 아버지 앞에서 공포 속에 떨고 있는 어린 나를 보여주셨습니다. 그 환상을 통해 저는 내 안의 깊은 상처를 보았고 아버지를 미워한 죄가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를 미워한 죄를 회개하자 하나님은 내 마음 속에 성령의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OO수야 ! 내가 너의 슬픔과 고통을 안다. 그러나 둘러보아라 ! 너는 이미 아름다운 가정을 가지고 있지 않니 ? 네 아버지를 용서해라. 네 육의 아버지는 너에게 슬픔과 고통을 주었지만 나 영의 아버지는 너를 사랑한다. 축복한다”

 

그 말씀을 통해 아버지를 마음 속으로 용서하기로 했고, 내가 좋은 아버지와 좋은 남편이 되기로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진정한 저의 아버지로 여기고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아들이 되기로 하였습니다.

 

아버지 ! 이제는 아버지에 대한 나쁜 기억들을 잊어버리고자 합니다. 많지는 않지만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을 떠올리려 합니다. 제가 어릴 적 읍내에 가시면 영양갱을 사오셨던 아버지, 기분이 좋으시면 호탕하게 웃으시며 유행가를 부르시던 아버지, 제가 공부를 곧 잘한다고 그리고 좋은 회사에 입사했다고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하시던 아버지, 사리사욕없이 16년간 동네 이장으로 봉사하여 동네사람들로부터 칭송받았던 아버지 .....

어머니를 비롯하여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저의 얼굴이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의 성격도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가끔식 화가 날 때 분노를 쉽게 삭히지 못하는 모습, 기분이 좋으면 호탕하게 웃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 사리사욕없이 일하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모습 .....

 

아버지 ! 비록 크게 자랑할 것은 없지만 저는 지금의 제 모습을 사랑합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하신 부모님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저의 아픔을 위로해주시고 제가 그토록 원했던 슬플 때 위로해 주시는 아버지,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주시는 아버지, 갈길 몰라 방황할 때 갈길을 알려주시는 아버지가 되어주신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아버지 ! 저의 나이도 이제 50을 훌쩍넘어 60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꿈이 있다면 믿음의 명문가문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하여 기도하고 많이 부족하지만 본이 되는 삶을 살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우리 가정이 믿음의 명문가문이 되도록 하늘나라에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께서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편히 쉬시기를 기원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2023. 11월 어느 날. 사랑하는 막내아들 OO 올림